반려식물과 인간관계 심리/외로움을 완화하는 ‘돌봄 관계’의 심리학

외로움을 완화하는 ‘돌봄 관계’의 심리학

namugunel 2025. 10. 11. 00:50

 

외로움을 완화하는 ‘돌봄 관계’의 심리학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으로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정서적 거리는 오히려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으로 불릴 만큼 심리적 문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새로운 심리적 해답이 바로 외로움을 완화하는 ‘돌봄 관계’의 심리학입니다.
특히 반려식물을 돌보는 행위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감정적 교류와 관계 회복의 심리적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식물 돌봄이 외로움을 완화하는 심리적 기제와 인간관계 회복에 주는 긍정적 영향을 살펴봅니다.

 

외로움을 완화하는 ‘돌봄 관계’의 심리학

 

1. 외로움의 심리학적 구조와 ‘돌봄 욕구’

외로움은 단순히 사람이 없는 상태를 뜻하지 않습니다.
미국 심리학자 존 카치오포(John Cacioppo)는 외로움을 “사회적 연결감이 결핍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고립감”이라 정의했습니다.
즉, 인간은 ‘관계’를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그 관계의 단절은 심리적 불안을 유발합니다.

이때 **돌봄(care)**은 인간이 관계를 유지하고 정서적 결핍을 메우는 핵심 본능으로 작용합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발달이론에서도 성인기의 주요 과업 중 하나로 ‘생산성과 돌봄’을 제시했으며,
돌봄의 부재는 공허감과 사회적 무의미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반려식물을 돌보는 행위는 이러한 돌봄 욕구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해소시켜 줍니다.
식물은 비판하지 않고, 요구가 과하지 않으며, 시간과 정성에 따라 성장이라는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이는 인간이 관계에서 느끼는 **“정서적 보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따라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식물 돌봄을 통해 관계 회복의 심리적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반려식물을 기르는 비율은 5년 사이 70% 이상 증가했으며,
이들 중 62%가 “정서적 안정”과 “외로움 완화”를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출처: 농촌진흥청 「도시 거주자의 식물 돌봄 행태 조사」, 2023)

 


2. 반려식물이 만드는 ‘돌봄 관계’의 심리 메커니즘

1) 감정의 투사와 공감의 회복

심리학에서는 타인이나 사물에 감정을 투사(projection)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해석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식물에게 말을 걸거나 성장 과정을 관찰하는 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감정 투사 행위입니다.
이는 우울감이나 외로움으로 단절된 감정 표현 기능을 회복시켜 주며,
자신의 감정을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안전하게 드러내게 합니다.

2) ‘돌봄-피드백’의 긍정 순환 구조

반려식물은 인간과 달리 즉각적인 언어적 반응은 없지만, 꾸준한 돌봄의 결과로
잎이 자라거나 꽃이 피는 시각적 보상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이 과정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해 심리적 만족감과 성취감을 유도합니다.
이는 ‘돌봄 관계’의 핵심 구조로,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에서 말하는 **안정적 연결감(safe base)**과 유사한 작용을 합니다.

영국 심리학회(BPS)의 ‘Green Mind Theory’ 연구는
“식물 돌봄은 인간의 뇌가 사회적 보상을 인식하는 것과 같은 신경회로를 자극한다”고 밝힙니다.
즉, 식물 돌봄은 인간 관계의 축소판으로서 정서적 유대감을 재건하는 심리적 훈련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관계의 연습: 비언어적 소통과 공감능력의 회복

식물은 언어가 없지만, 잎의 색·촉감·향기를 통해 감각적 반응을 제공합니다.
이는 인간이 타인의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읽어내는 능력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식물을 기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관찰력, 공감력, 감정 민감성을 회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적 감수성의 회복은 다시 인간관계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식물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이후,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더 편해졌어요.”
(인터뷰: ‘식물테라피와 정서 회복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2022)

 


3. 외로움을 줄이는 구체적 실천 — ‘반려식물 돌봄 루틴’

외로움을 완화하는 심리적 효과는 단순히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돌봄 루틴 속에서 관계감이 강화되고, 정서적 안정이 유지됩니다.
다음은 심리학적으로 검증된 돌봄 루틴 3단계입니다.

① ‘관찰-기록 루틴’ : 나의 감정과 식물의 변화를 연결하기

매일 아침 식물의 상태를 관찰하고, 자신의 기분을 함께 기록해 보세요.
이 습관은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강화하며, 외로움의 핵심 원인인 정서 불균형을 조절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 성장 일기를 작성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평균 23% 낮게 나타났습니다.
(출처: University of Hyogo, 2021)

② ‘돌봄 대화 루틴’ :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식물에게 말을 건네는 행위는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감정의 언어화 연습입니다.
심리치료에서는 이를 ‘감정 명명(labeling emotion)’이라 하며, 불안과 외로움을 완화하는 주요 기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네 잎이 많이 자랐네.” “내 기분도 오늘은 좀 나아졌어.”
이런 짧은 문장들이 마음의 닫힌 문을 열어주는 첫걸음이 됩니다.

③ ‘함께 성장 루틴’ : 환경과 관계의 상호작용

식물의 성장 속도는 온도, 습도, 빛 등 환경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과정을 조절하며 얻는 피드백은 관계 조율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즉,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내가 환경을 어떻게 바꾸면 상대가 더 편해질까?’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식물 돌봄은 외로움을 줄이는 동시에 공감적 관계 기술을 훈련하는 심리적 실험장이 됩니다.


‘돌봄’은 관계 회복의 시작점이다

외로움은 현대인의 가장 보편적인 심리적 문제이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반려식물을 돌보는 행위는 인간관계의 축소판이자 심리적 회복의 훈련 과정입니다.
감정의 투사, 피드백을 통한 안정감, 비언어적 공감의 회복은
모두 식물과 맺는 돌봄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관계는 단순히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심리적 자양분이 됩니다.
결국, 반려식물은 ‘침묵의 친구’를 넘어 외로움을 치유하는 관계의 교사입니다.

외로움은 관계 결핍에서 비롯되며, 돌봄은 이를 회복하는 본능적 욕구이다.

반려식물 돌봄은 감정 투사, 피드백, 공감 회복을 통해 심리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꾸준한 돌봄 루틴은 외로움을 줄이고 관계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

식물과의 ‘돌봄 관계’는 인간관계 회복의 첫걸음이 된다.

 


참고문헌 및 출처

  • Cacioppo, J. T., & Patrick, W. (2008). 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
  • Erikson, E. H. (1963). Childhood and Society.
  • British Psychological Society (2020). Green Mind Theory and Mental Wellbeing.
  • 농촌진흥청 (2023). 「도시 거주자의 식물 돌봄 행태 조사」.
  • University of Hyogo (2021). The Effect of Plant Care on Stress and Emotion Regulation.
  • 한국심리학회지 (2022). 「식물테라피와 정서 회복 연구」.